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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라 한국농업 - 최불암 인터뷰(농민신문) 등록일   2008.08.29
[만나고 싶었어요] 영원한 회장님 최불암
 

“농심이 편안한 세상 어서 왔으면…”

드라마 〈전원일기〉는 오래전에 끝났지만, 우리는 아직도 ‘양촌리 김회장’을 잊지 못한다.

마당가에 바지게를 부려 놓으며 만면에 웃음을 짓던 ‘김회장’ 최불암(69). 말 없이 등을 토닥여주는 것으로 부정(父情)을 표현하고 노여움이 솟아도 헛기침 한번으로 대신하는 선 굵은 연기를 통해 농촌 가장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아냈기에, 최불암은 우리 농업인들에게 친구 같은 연기자였다.

〈전원일기〉가 방영된 1980년 10월부터 2002년 12월까지 만 22년을 김회장으로 살아오며 한국적 인간상의 진면목을 보여준 ‘우리 시대의 아버지’ 최불암을 서울 여의도에 있는 그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요즘 최불암은 전통요리의 맥을 이어가는 남자들의 세계를 다룬 드라마 〈식객〉에 출연 중이다. 이 드라마에서 그는 전통음식의 권위자인 대령숙수 역을 맡아 연기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국민배우, 우리 시대의 아버지, 국보급 연기자 등 최불암을 일컫는 말은 많지만 이러한 수식어만으로는 그를 다 설명하지 못한다. 사실 한국의 대중문화사는 ‘최불암’이란 이름 석자를 빼고는 얘기가 안된다. 그로 인해 우리 대중문화는 더욱 풍부해지고 따뜻해졌다. 그의 연기를 보며 좌절에 빠진 사람은 용기를 얻었고, 절망에서 허우적대던 사람은 희망을 발견했다. 그는 40여년을 한결같이 빛을 발해온 큰 별이었다.

그렇다면 그의 실제 생활은 어떤 모습일까. 최고 연기자의 자리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텔레비전 밖의 최불암은 〈전원일기〉의 김회장만큼이나 소박하고 수수하다. 구릿빛으로 그을린 얼굴에 무슨 얘기를 해도 ‘파’ 하고 웃을 것만 같은 편안한 인상은 늘 보던 이웃집 아저씨의 모습 그대로다.

“요즘은 〈식객〉의 대령숙수로 살고 있습니다만, 내가 가장 사랑한 배역은 역시 〈전원일기〉의 김회장입니다. 나와 김회장을 따로 떼어 놓을 수 있나요. 허허허.”

김회장과 자신을 분리할 수 없다고 했듯 최불암은 농촌현장에도 애정이 많아, 전남 목포MBC가 주 1회 농촌·농업을 조명하는 TV 프로그램 〈힘내라 한국농업〉의 진행을 1년 넘게 맡아오고 있기도 하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식객〉의 대령숙수는 어떤 사람인가?

▲대령숙수란 원래 조선시대에 임금님의 수라상을 책임지던 사람입니다. 극중에서 나는 선대로부터 대령숙수의 피를 이어받은 주인공 성찬이의 자질을 발견하고 올바른 길로 이끌어주는 역할을 하지요.

-평소에도 음식에 관심이 많았나?

▲여느 어머니들처럼 남자의 부엌 출입을 금했던 어머니 때문에 조리에는 문외한입니다만, 어릴 때부터 먹는 것은 좋아했습니다. 요즘 음식문화를 보면 퓨전이다 뭐다 해서 별난 음식들이 마구 쏟아져 나오는데, 세계화도 좋지만 전통은 지켜나가야 합니다. 요즘 나오는 청국장을 보세요. 청국장의 가치는 퀴퀴한 냄새에 있는데, 그 냄새를 없애려고 야단이니 그걸 제대로 된 청국장이라고 할 수 있겠어요?

-즐겨 먹는 음식은?

▲순댓국을 특히 좋아합니다. 나는 멀리서 친구들이 찾아오면 단골 순댓국집에 데려갑니다. 밥 있지, 국물 있지, 순대로 안주도 할 수 있지…. 이만한 음식이 없어요. 둘이서 순댓국 두그릇에 소주 한병 시키니 딱 1만원 나옵디다. 그야말로 만원의 행복이지요.

-〈전원일기〉에서 연기했던 양촌리 김회장은 어떤 사람인가?

▲1980년대 이후 산업화와 함께 이농현상이 심화되고 대가족제도의 틀이 무너지는 상황에서, 아버지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며 4대가 모여 사는 가정을 단란하게 꾸린 어른이었습니다. 당시의 시대 상황에서 〈전원일기〉마저 없었다면 우리 사회가 어디로 흘러갔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 드라마 덕분에 이나마 우리가 따뜻함을 잃지 않고 있는 게 아닐까요. 〈전원일기〉는 정신적 그린벨트였습니다.

-앞으로 농사를 지어볼 계획은 있으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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